간암(정확히 말하면 간세포암종)은 간을 이루고 있는 간세포에서 생겨난 악성 종양을 말합니다.
간암은 매년 전세계적으로 약 6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동남아시아 나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위, 갑상선, 대장, 폐에 이어서 5번 째로 흔한 암이며, 2011년 말 발표된 국가암등록자료에 의하면 2009년한해 동안 15,936명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더욱이, 간암은 폐암에 이어 두번째로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질환이 며, 특히 40~50대 남성에게서는 암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암은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요?
대한간학회/국립암센터 권고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 간암이 생길 위험이 특히 높으므로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남자 30세, 여자 40세 이상으로 아래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
- B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 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 여러 원인에 의한 간경변증
이외에도 여러 원인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와 간암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도 간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간암이 생겨도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간암 환자의 상당수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으며 증상이 있더라도 간암은 기존에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간암의 증상과 기존 질환의 증상이 혼동되어 간암이 생겨도 잘 모르는 수가 많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우상복부의 통증이 있고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며 기존 간질환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피로, 쇠약감, 체중 감소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간암이 생길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경우에 따라서 CT 혹은 MRI)와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 검사)를 통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암의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영상검사(CT, MRI) 소견과 알파태아단백이라는 혈액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간암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영상검사와 혈액검사로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간암을 확진하게 됩니다.
간암의 치료방법은 무엇이 있습니까?
수술 치료
① 간절제술
마취 및 절제가 가능한 환자에게 간절제술은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간은 전체 부피의 70-80%까지 절제가 가능하지만, 간암 환자의 경우 대개 만성 간질환이나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있어 대량 간절제 수술을 하면 이후 간부전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 다양한 방법으로 간기능을 평가하여 절제가 가능한 범위를 결정하게 되며, 종양 크기가 같다고 하더라도 개인별로 절제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간암 수술은 전통적으로 개복술로 시행하여 왔으나, 최근 복벽에 작은 구멍을 뚫고 복강경을 이용하여 간을 절제하는 복강경 절제술도 점차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복강경 절제술은 상대적으로 절개창이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종양의 위치에 따라 기술적으로 시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간절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수술 부위 감염이나 출혈, 담즙 누출, 담도 협착, 간기능 저하, 간부전 등이 있습니다. 간절제술 후 일시적인 간기능 저하가 발생하며 복수,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나, 점차 간기능을 회복하면서 증상이 호전됩니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간부전으로, 대량 간절제술을 하거나 기저 간질환이 심한 경우 잔존 간기능이 부족하여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전 검사로 간부전 위험도를 최대한 예측하므로, 실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② 간이식
간이식은 환자의 병든 간을 완전히 적출하고, 공여자의 간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간암뿐 아니라, 간암 환자의 대부분이 같이 가지고 있는 간경변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이상적이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외 전이 및 혈관 침범이 없으며, 단일 결절인 경우 5cm 이하, 다발성 결절인 경우 3개 이하이면서 각 결절의 크기가 3cm 이하인 경우(흔히 ‘밀란척도’라 일컫습니다.) 4년 무병생존율 92% 정도를 기대할 수 있어 일차적으로 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소 진행된 암이어도 이와 비슷한 성적을 거두는 것으로 보고되어 좀 더 확장된 기준을 적용하기도 하므로,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간이식은 크게 뇌사자 간 이식과 생체 간 이식으로 나뉩니다. 뇌사자 간 이식은 간이식센터를 통해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신청하게 되면 응급도를 고려한 우선 순위에 따라 뇌사자의 간을 이식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장기 기증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생체 간 이식이 70-80% 정도를 차지합니다. 생체 간 이식의 경우 공여자의 간 크기와 혈액형을 중심으로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며, 최근에는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수술 치료
① 국소치료술
간종양을 열이나 알코올 등을 이용하여 국소적으로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며, 고주파열치료술과 알코올주입술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최근 고주파나 알코올 이외에도 마이크로웨이브, 레이저 혹은 냉동요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1) 고주파열치료술
고주파열치료술은 간암 내로 주입된 주사바늘을 통해 전극을 삽입하고 고주파 전류가 열을 유발하여 간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술입니다.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은 경우 고려할 수 있으며, 대개 장경 5cm 이하, 3개 이하의 종양에서 시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3cm 이하의 단일 종양에서는 간절제술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하지만, 위치에 따라 시술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고주파열치료술은 초음파 혹은 CT 등의 영상으로 위치를 확인하며 경피적으로 전극을 삽입하여 시술하나 때로는 복강경 혹은 개복수술을 하여 시행하기도 합니다. 시술 후 통증이나 미열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대개 수일 내에 호전되며, 합병증으로는 출혈, 감염, 보다 드물게 장 천공, 기흉, 담관협착,접지 패드에 의한 화상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개 2-3% 이내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2)알코올주입술
알코올주입술은 간암 내로 주입된 주사바늘을 통해 종양 안에 고농도의 알코올을 주입하여 간암을 괴사시키는 방법입니다. 대개 3cm 이하, 3개 이하의 종양에서 시행되며, 2cm 이하의 종양에서는 고주파열치료술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② 경동맥색전술
간은 간동맥과 간문맥으로부터 이중으로 혈류를 공급받습니다. 정상적인 간조직은 주로 간문맥을 통하여 혈류 공급을 받는 반면에, 간암은 주로 간동맥으로부터 공급을 받습니다. 경동맥색전술이란 간암에 주로 혈류를 공급하는 간동맥을 통하여 항암제, 색전물질(젤라틴 스폰지, 미세구 등) 등을 주입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가리킵니다.
(1) 경동맥화학색전술
일차적으로 다발성인 종양에서 고려하게 되며, 간절제술, 고주파열치료술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광범위한 경우에도 시술이 가능하여 가장 흔히 이루어지는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을 통하여 가느다란 도관을 간동맥까지 삽입하여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종양에 혈류를 공급하는 간동맥의 세분지를 찾고, 종양 가까이에서 항암제와 리피오돌(실물에서 추출한 지방산으로 간암에 흡착되는 특징이 있음), 젤라틴스폰지 등과 같은 색전물질을 주입하여 암을 치료합니다.
색전술 후 일시적으로 오심, 구토,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색전술후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통증을 느끼는 정도와 위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합병증으로는 간농양, 간실질 경색, 담낭염, 담관 협착, 담즙종, 간부전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5%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약물방출미세구를 이용하여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약물방출미세구란,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 매우 작은 구슬에 항암제를 담아 항암제가 혈관 내로 서서히 방출되게끔 만들어진 미세구(대개 직경 70-700μm)를 가리킵니다. 리피오돌보다 안정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높은 농도로 종양에 항암제를 전달할 수 있는 반면 전신에 항암제 노출은 적어 전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동맥화학색전술보다 시술 비용이 많이 들고, 종양의 상태에 따라 시술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2) 경동맥방사선색전술
방사성동위원소가 들어 있는 미세구(대개 직경 35μm 정도)를 간동맥으로 주입하여 방사선동위원소에서 나오는 방사선으로 종양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혈관조영술과 폐스캔검사 등을 포함한 시술 전 검사 과정이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시술 가능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미세구의 크기가 작아 색전으로 인한 색전술후증후군과 같은 전신 부작용이 경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시술 비용이 많이 들고 간 이외의 장기로 주입되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③ 방사선치료
방사선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하여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입니다. 최근 방사선치료 기법이 발달함에 따라 종양에는 고선량의 방사선을 전달하고, 주변 정상 조직은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점차 적응증이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간문맥침범을 동반한 종양이나 간절제술, 간이식, 고주파열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 방사선치료를 고려할 수 있고, 또 림프절 전이, 뼈전이, 뇌전이 등의 전이성 병변이 증상을 유발할 때에도 증상 완화 목적 등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치료는 치료 전 CT를 이용하여 모의치료 촬영을 시행하고, 여기에서 얻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치료 횟수, 방사선 조사 방향 및 조사량 등을 결정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주5회, 준비 기간을 포함하여 회당 10~30분 정도 받게 되고 치료 횟수는 수회에서 20~30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방사선치료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며, 방사선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므로 약 2~3개월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은 치료를 시작한 후 1~2주가 지나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치료 위치와 조사 선량에 따라 증상과 정도가 달라집니다. 피로감, 식욕 부진, 구토, 피부 발적, 위.십이지장 염증이나 궤양, 방사선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됩니다.
④ 전신 항암치료
간암 환자에서 전신 항암치료는 종양이 혈관 침범이나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 다른 치료 방법에 반응하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 고려하게 됩니다. 항암제 작용 기전에 따라 표적치료제(암의 성장과 연관된 일정한 신호를 차단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와 세포독성 항암제(세포의 분열, 증식 단계를 직접 공격하며 암세포뿐 아니라, 암세포와 유사한 정상세포도 공격함)로 구분합니다.
간암에서 사용이 승인된 표적치료제로는 소라페닙이 있습니다. 매일 800mg을 경구 복용하는데, 환자의 간기능,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감량하여 복용하기도 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수족피부반응(손발바닥에 피부 발진, 압통, 부종, 표피 박리 등이 발생하는 현상), 설사, 탈모, 고혈압,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 감소,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중 설사와 수족피부 반응이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레고라페닙이라는 표적치료제가 소라페닙 치료를 받았던 간암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되었습니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단독 혹은 2개 이상의 약제를 병합하여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약제의 종류나 스케줄에 따라 치료일수(대개 1~5일)와 치료주기 간격(대개 1~4주)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오심, 구토, 설사, 구내염, 탈모, 식욕부진, 피로감, 골수 기능 억제(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의 감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신 항암치료는 치료를 진행하면서 1~3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영상 검사 등을 통하여 치료 효과를 판정하고, 치료 효과와 부작용의 정도,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하여 치료를 지속할지 혹은 변경할지 등에 대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전신 항암치료는 간기능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경우 고려하게 되며, 간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면밀한 상의가 필요합니다.
간암이 재발할 위험은 없을까요?
간암은 B형간염, C형간염 혹은 간경변증 등의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 간암에 대하여 완벽하게 치료하여 완치한다고 하여도 남아 있는 병든 간에서 다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간절제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다고 하여도 5년 내에 50-70% 정도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간암에 대하여 치료를 한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원인이 되는 만성 간질환(바이러스성 간염 등)을 잘 조절해야 하며, 특히,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는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간암의 예방법과 조기발견을 위한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간암이 생길 위험이 높은 집단에 들지 않는 것이 간암의 예방 방법입니다. 우리나라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B형간염의 예방을 위해 B형간염 항체가 없는 사람은 B형간염 백신을 맞아야 하며, 특히 신생아 접종은 필수적입니다. 간염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같이 사용하지 말고, 지나친 음주를 삼가하고 흡연을 하지 않으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균형있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만성 간질환 환자로 진단되면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으로 초음파(경우에 따라서는 CT 혹은 MRI)와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와 만성 C형간염 환자, 간경변증 환자, 기타 알코올과 같은 다른 원인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 등이 이에 해당하며,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간암의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혹시 이상 징후(우상복부 통증이나 덩어리, 체중 감소, 피로감 등)가 생기면 전문의와 상의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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